지금을 기분 좋게 살자, 자신의 몸과 마음을 위해 좁아지는 방향으로 가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나긋나긋하고 넓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신은 보고 있다. 달도 무지개도 보고 있다. 그리고 나처럼 말 없이 보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니 언제까지나 빛을 잃지 마세요, 하고 마음 속으로 살며시 기도했다.
세상의 그 무한한 넓이에는 늘 현기증이 인다. 이 실로 넓은 세계, 인간만이 좁은 공간에 꿈을 담아 이 세계를 만든 것이 아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매일 수도 없이 벌어지는 예측할 수 없는 세계.
-그래, 세상은 넓고 나는 어떻게든 될 수 있어.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어.
다만 보통의 가족들이 힘겹고 짜증나는 일상의 무게 때문에 알게 모르게 잃어버리거나, 소중히 여기지 않게 된 것을 모녀는 갖고 있었다. 그것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것이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과 눈 속에는 '너밖에 없어, 네가 없어지면 나도 이 세상에 없을 거야.' 하는 굳은 결심이 마치 어떤 맹세처럼 소리 없이 비쳐 있었다.
허전하지만, 인생에는 여러 시기가 있으니까, 그리고 언제든 만날 수 있으니까, 하면서 꾹 참을 뿐이다.
-그렇다. 인생에는 여러 시기가 있다. 아픈 시기도 있고, 우울한 시기도 있고, 뭔가 할 수 있을 것처럼 기운이 퐁퐁 솟아나는 시기도 있다.
역시 이 세상에 편한 것은 없다. 똑같이 꾹꾹 참고, 할 말을 삼키고, 내가 나를 똑바로 보고 있으니까 괜찮다고 하면서, 그런 매일을 쌓아 나간다.
-내가 나를 똑바로 보고 있으니까, 내가 얼마나 열심히 묵묵히,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알고 있으니까 괜찮아. 그런 매일이 '쌓여 나가고' 있는 거야.
자신에게 딱 맞는 역할 속에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다는 것. 그 안에서 홀로, 늦은 걸음이나마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 나 자신으로 있을 뿐이라는 것, 그 이상의 행복이 있을까. 소설과 훌라의 현장에서 각기 역할은 다르지만,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정작 나는 아무 애도 쓰지 않았는데, 너그럽게 품어주는 듯한 느낌. 하와이는 그런 섬이었다.
아주 거룩하고 위대한 우리나라 어느 신이 '우리 애가 그쪽으로 놀러 갈 거예요. 잘 좀 돌봐 주세요.' 하고 마우이의 높은 신에게 부탁해 준 덕분에, 있는 내내 자애로운 어떤 힘에 푸근하게 안겨 있는 기분이었다.
"하와이는 정말 천국과 비슷하더군요. 그 바람과 햇빛의 느낌이. 그래서 다들 하와이에 가면 천국 같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 반대가 아닐까요. 천국이 하와이 같을 겁니다. 사람들은 천국을 기억하고 있는 거죠."
이 세상에 있는 짧은 동안에 한때를 함께한 우리들은 국적도 나이도 환경도 뛰어넘어 다섯의 힘을 합하고 또 나누었다.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국적을 뛰어넘어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한때를 함께 보내는 것.
신이 선택한 만남은,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속전속결로 일어난다.
나와는 인연이 없으니까,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언젠가 신혼여행으로 가지 뭐, 평생 한 번 정도의 추억으로 만들고 싶으니까···
그렇게 말하지 말고, 만약 가고 싶다면 비행기 티켓을 사서 다음날 아침에는 그 섬에 있어보자. 정작 해 보면 의외로 간단한 일이다. 비가 오더라도, 운이 조금 없더라도, 살짝 재미가 없더라도, 그 사람만의 하와이가 거기에서 시작될 것이다.
<작가의 말>
여러분도 인생을 사랑하세요. 단 한 번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잊힐 만할 때, 하와이는 언제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서 만나러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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