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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 광인 - 이혁진

8월 준 2025. 3. 19. 10:05

출판사: 민음사

 

읽고나서 한마디: 와... 리얼 광기네...

 

***

 

살다보면 구덩이에 빠져요. 그렇잖아요? 구덩이는 그냥 구덩이일 뿐이고요. 

이름표가 붙은 것도 누굴 가려 받는 것도 아니죠. 더 깊고 덜 깊고 그 차이 정도야 있겠지만 결국 사람이란 자기가 빠진 구덩이가 제일 깊고 막막하기 마련이고요.

왜 나만, 왜 하필, 왜 내 구덩이만,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거죠. 그럴 시간이 없으니까요. 

구덩이에 빠졌으면 닥치고 빠져나와야해요.  기를 쓰고 어떻게든 기어 올라와야죠.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건 구덩이가 아니라 그 구덩이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느냐니까요.

 

 

그렇게 되더라고. 의심하고 자학하고 다 시간 아깝고 감정 아까워. 원래는 엄청 심했어. 바닥까지 쳐 보니까, 매번 치는 게 바닥이니까 그런다고 답이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인정하게 된 거뿐이지.

그냥 제쳐 버려, 잊어버려, 할 거 지금 내가 해야 할거, 여기에만 집중!

 

 

겸손하지 말고 그냥 친절해라. 호의를 받았으면 감사해하고 실수를 저질렀으면 사과해라.

불쾌했으면 불쾌하다고 말하고 지나친 요구를 받으면 그런 건 하지 않는다고 말해라.

화를 내지도, 속상한 표정을 짓거나 눈물을 흘리지도 말고 강하고 단호하게. 

아무 일도 없다면 가볍게 웃어라.

 

 

사는 건 누구에게나 고달프고 어려워. 그래서 더, 누구 할 것 없이 다, 희망이랄 게, 사치랄 게 필요하다는 얘기야.

...

그리고 결국 우리가 서로 필요하다는 그 얘기야. 이렇게 걸을 수 있어서 좋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관계가 필요하니까.

 

 

사람들은 아름다움이 무용하다고, 쓸모없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아름다움이야말로 우리의 쓸모와 유용함을 일깨워 주니까. 

 

 

고통은 물이나 공기처럼 당연한 것에 불과했다. 그래서 고통이 오로지 고통이기만 한 건 고통의 크기나 깊이 때문이 아니었다.그걸 기꺼이 대가로 치를 만한 사랑이 없기 때문이었다.사치스러운 것들 중에 가장 사치스러운 사랑이, 그 사랑만이 줄 수 있는 행복이 없기 때문에 고통은 신물 나는 것이고 욕망도 결국엔 권태로울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