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아무 것도 아닌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오늘

by 8월 준 2023. 9. 2.

 

 

 

 

왔다 왔다 PMS 주기가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또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근자감은 사라지고 내가 미래에 직장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런 걱정들만 엄습한다.

그리고 정말 내 주변엔 아무도 없는 것 같고 난 아무것도 가진 것도, 이룬 것도 없는 것 같아서 새삼 되게 초라해진다.

 

물론 이제는 이런 상태에서 금방 bounce back할 수 있고, 내일이면 내 기분 상태가 달라질 수 있을 것도 안다.

아님 당장 몇 시간 후에도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이 주기가 찾아오면 변하지 않은 내 상태에 대해 엄청난 공허감과 걱정이 밀려오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분명히 몇 달 전과는 많이 달라진 사람인 걸 안다.

 

난 이제 운동도 일주일에 4회 이상은 가는 사람이 됐고, d-day를 정해놓고 매일매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다.

하지만 당장 내가 눈 앞에 놓고 달성해가고 있는 목표가 미미해서(사실 그래야 이룰 수 있다)

이 세상 사람들이 내놓는 결과물에 비해 내가 내놓는 건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너무 사람들이랑 주기적인 교류가 없어서 그런지 감각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고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이제는 모든 게 시장화 돼서(인간관계까지도) 

내 성격이나 인간관계적 스킬, 측면 같은 것들이 상품성 있지 않으면 원하는 사람과 친구가 되기도 어려운 것 같다.

근데 내가 자격지심 때문에 먼저 손내밀어준 괜찮은 사람들한테도 도로 손을 뻗지 못하는 것도 있다.

 

사실 너무 당연한 리액션까지도 나는 계산해서 한다. 계속 생각해서 한다.

그러니까 대인관계에서 자연스럽지 않고 나에겐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많은 관계를 끊고 turn away 했는데 사실은 자연스럽게 하는 방법을 배우고 터득해야하는 거지, 그렇게 끊을 문제가 아니었다.

 

어쨌든 인간관계는 그렇다 치고, 사실은 내 눈 앞에, 내 인생에 해결해야하는 일이 너무도 뚜렷이 있다.

바로 취업.

나도 돈벌이를 하고 사람 구실을 해야지.

그게 돼야 내가 조금 더 맘 편하게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든지 할 거다.

지금은 사람을 만나도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해 상대방도 나도 부담스러워지니까.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최근 두 달간의 생활을 통해 취업할 의지도 생겼다.

그 전에는 아예 취업 의지가 없어가지고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번 가을에 견문을 넓히는(ㅎㅎ) 북유럽쪽 여행을 다녀오고는 외국계 기업 준비를 바로 시작할 것이다.

 

막막하긴 해도 데드라인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매일매일 준비하는 게 내 주특기니까
(물론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긴 하지만.)

여행 즐겁고 뽀땃하게 다녀와서 차근차근 취업준비를 잘 해볼 것이다.

그리고 취직해서도 힘들겠지만, 내가 하던대로 차근차근 일하고 준비해나갈 것이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n년차 직장인이 되어있지 않을까?

 

분명히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될 거고, 새로운 기회가 내 앞에 펼쳐질 것이다.

 

킴 카다시안이 팟캐스트에서 그랬다. 당신이 간 길 또는 상황 중에 우연은 없다고.

나의 상황과 내가 있는 이 곳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분명히 뭔가를 배우게 해주려고, 도움이 되려고 나를 이 상황에 놓은 것이다.

그러니까 Stay Strong하자. 그게 내가 잘 하는 거니까.

 

 

 

 

 

반응형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눈물이 나서 다시 정신건강의학과 방문  (1) 2023.09.08
문래동을 거닐며  (0) 2023.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