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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생각

관계의 끝

by 8월 준 2022. 7. 8.

 

 

40여일 남짓한 짧은 연애가 끝이 났다.

 

서로를 붙잡고 말고 할 추억도 쌓이기 전에

우리는 끝이 났다.

 

근데 그게 차라리 잘 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내가 상처받는 연애가 될 게 뻔했기 때문에.

 

 

그 애는 변했다.

사실 우리 둘 다 결핍이 있고 외로움이 있어서

(그 쪽에서 좀 더 심했다고 생각한다)

만남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에 그 애는 지킬 건 지켰는데

갑자기 그 애의 가정사 변동 때문에 결핍이 없어지자

그 애는 지킬 걸 지키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잘해주는 것보다

기본을 지키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어서 너가 좋았는데

마지막 순간에 너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너의 마음에 권태가 왔다고 해서

이 관계가 끝난 것도 아닌데

너는 마치 끝난 것인 양, 

아니면 끝나도 상관 없는 것처럼

답장이 정말 늦었고, 나를 배려하는 말하기를 하지 않았고,

나에 대한 마음을 너무 쉽게 얘기했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쉽게 얘기한 마음이

정말 오랜만에 너의 진심을 듣는 거였다.

 

 

 

우리가 너무 다른 건 자명한 사실인데

처음에 우리가 다른 부분에 대해서 너는 나한테 화난 모습을 보였지

그게 애정이 있는 거였고

네가 관계를 이어가고자 하는 모습이었어

 

그래서 나는 좋았어

 

우리가 다른 부분에 대해서

너는 감정표현을 했고, 나한테 알려줬고

얘기할 여지를 줬으니까

 

근데 넌 점점 더 표현도 안 하고 얘기도 안 하더니

네가 노력할 의사도 없다는 걸 알려줬지

 

노력할 의사가 생길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아니고

너는 그냥 노력할 의사가 없다고 했으니까

그 순간 죽은 관계가 된 거지

 

 

 네 마음이 그런 건 어쩔 수 없고 나도 비슷했으니 이해하는데

네 필요 때문에 네가 시간을 갖고 싶다는데

그것도 예의 있게 요청할 수 없었니

 

내가 마음을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설명을 요청했는데

그것도 성실하게 응해줄 수 없었니

 

 

너만 노력한 거 아니야

 

 

 

 

어쨌든 그래서 나는 그 사람의 문제 대처 방식이

내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것이어서

할 걸 했다

 

 

걔한테 예의를 갖춰서 고맙고 미안하다고 하고

정리했다

 

 

 

 

 

남자 보는 기준은 그건 거 같아

잘해주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관계에서 기본을 지키는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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