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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생각

별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연애

by 8월 준 2022. 7. 1.

 

 

 

방학도 하고

그토록 기다렸던 생리도 하고

 

생리 초반에 잠이 쏟아지던 시기가 지나

다시 잠이 부족한, 빨리 깨버리는 나로 돌아와서

빨리 깬 김에 요즘 하던 생각을 적어보러 블로그에 들어왔다.

 

그야말로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블로그니까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5월 중순쯤에 데이팅 어플을 통해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지금의 남자친구다.

 

우선 나는 연애 경험이 거의 0에 수렴한다. 나이는 20대 중반인데.

나는 사실 밖에서 누구를 만나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전에 해본 유일한 연애도 같은 어플에서 만난 사람과 했다.

 

좀 이상할 수도 있겠는데 그 유일한 연애는 2주였나 3주 갔다.

나한테 큰 인상은 남기지 못했으므로 아마 이 어플을 계속 사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사람은 나를 많이 좋아해줬지만 나는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좋아할 수 없었고

정말 상당히 많이 좋아하는 게 아니면 상대방의 이른 고백

(만난지 3번만에 받았음. 심지어 두번째 만남은 만나서 두 시간 같이 있었음,,)

을 받아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2년의 시간이 흘러 

나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사실 지금 남자친구를 두고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그만큼 우리 마음의 거리는 먼 것 같다.

 

만나면 정말 친구 같이 편하고 친한데

우리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진짜 속으로 서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잘 말을 안 하는 것 같다.

 

그나마 나는 좀 하는데

술 먹고 분위기 좋을 때 상대에게 해주는 칭찬에 불과한 것 같기도 하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 사람이 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나는 그 사람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근데 그 사람은

내가 보여주는 정도에 만족을 하는 것 같다.

 

하긴 만나면 좋아해보였을 것 같긴 하다.

근데 그것도 생리 전 나의 온갖 욕구가 폭발할 때 만났을 때 해당되는 얘기다.

 

그러지 않을 때는 나는 그 사람을 보면

솔직히 말해서 그의 마르고 왜소한 피지컬만 눈에 들어와 왠지 내가 힘이 빠지고

그의 말투는 너무 애같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의 평소 일상까지 

그는 애같은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괜찮은 사람이다.

내가 답답해하지 않을만한 합리적인 마인드와 

내가 닮고싶어했던 영리함을 가졌다.

그 밖에도 그가 전공하는 분야에 뛰어난 재능과 감각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그 모습과 그 측면이 더 이상 궁금한지는 모르겠다.

 

 

사람들은 다 바쁘게 사느라

이 정도의 뜨뜻 미지근함이면 

상대방을 놔주거나 연애를 안 할 것 같은데

나에게는 이 사람과 그만 만날 이유도 없다.

 

다만 이게 사랑이 아니라는 것은 많은 순간 상기가 된다.

 

근데 또 다른 많은 순간에는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는 것 같다.

 

 

 

내가 머리로만 알고 있는 사실이나

사람들이 연애에 대해 뭐라고뭐라고 하는 것을 떠나

(데이팅 어플 통해 사람 만나는 것에 대해서도)

내 감정을 듣고 그거에 충실한 만남을 해보고 싶었다.

 

근데 그런 연애가

하면 할수록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지금 한 달 밖에 안 되어서 그런가..

 

그래서 나는 한 2달 정도 더 지켜보고

내 마음이 그 때 결론지어지는 대로 이 관계를 조정하고 싶은데

한 달 뒤 나의 생일이 있어

생일을 챙겨주면 내년에 있는 그 사람 생일까지 챙겨줘야되는 거 아닌가 하는(ㅋㅋㅋㅋ)

그런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확실히 나를 신경쓰이거나 짜증나게 하지 않아서 지속되는 연애같기는 한데

결국 친구 같기도 하고..

상대방은 친구 같은 연애를 선호하는데

나는 그건 결국 그냥 친구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의 나와 많이 달라진 지금의 나는

솔직히 학생같은 연애, 알콩달콩한 연애 그런 건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왠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고서야 

사실 나는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리고 내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만약 변화가 있다면)

여기에 차곡차곡 써봐야겠다.

 

 

 

 

오늘은 5일만에 처음으로 비가 그쳤다.

마침 약속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비가 그친 맑은 날에 외출을 하게 될 거라

조금 설렌다. ㅎㅋ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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