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 생각

부모님이 잘 모르는 진로

by 8월 준 2023. 11. 9.

 

 

 

 

어렴풋이 상상했지만 PR, 브랜딩, 마케팅 등의 업계로 나아간다는 것은 다름 아닌 부친과의 길고 긴 논쟁의 시작임이 틀림 없다.

월요일에 정말이지 조졌다고 생각한 면접을 본 회사에서 정말 감사하게도 지원한 포지션 합격 결과 연락을 받았고 나는 다음주 수요일부터 회사에 출근하게 된다.

들뜬 마음에 부친에게 입사 소식을 알렸고 (비록 인턴 포지션이긴 하지만) 나는 또 어김없이 기나긴 논쟁을 시작하게 되는데...

안정적이지 않은 포지션으로 시작하는 것에 대한 우려, 알지 못하는 업계에 대한 불안감, IT 회사만은 거치셨기에 막연히 IT 기술, 빅데이터 분야 교육만은 계속 장려하시는, 그리고 공기업에 대한 끝없는 장려가 포함된 그런 주장과 나의 끝없는 논박... 그런데 내 설명에 대해서 부친은 절대 완전히 이해되지 않으시는 것 같고, 앞으로도 이해 못하실 것 같다. ㅋㅋㅋㅋㅋ

 

입사하게됨을 알린 후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이틀간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벌써 설명하기 진이 빠지고 당이 떨어지는 느낌을 느낀다.

하지만 이게 시작임을 나는 직감하고 있다. 앞으로 이쪽으로 커리어가 나아가는 한 나의 설명으로 충족되지 않는 그 회의적인 표정을 지속적으로 봐야하겠지. 관심이 가고 흥미가 가는 분야에 도전해본다는 것을 모르고 자란 세대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나는 어쩌면 우리 세대의 선물을 받은 거니까, 원하고 흥미가 가는 분야에 도전해본다는 생각과 발상 자체가.

그러니까 내 의지를 굽히지 않고 계속 원하는 것을 하겠다. 그리고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삶을 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삶이 그저 희망적인 마음과 관망하는 태도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다.

오히려 훨씬 부지런하고, 쉼없이 알아가고 배워가며 나 자신을 되짚어보아야 하는, 그런 부단한 작업이 될 것이다.

 

돈이 없는 것을 낮고 불쌍하게 보는 것이 그의 뼛속 깊이 배인 특권의식이지만 사실은 정말 좋아하고 가슴 뛰는 것을 해보지 못한 삶도 나름 불쌍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Although, don't get me wrong. I don't hate him but I just don't look up to his thoughts and values.

 

그런데 뭐가 어찌됐든 부친에게 나의 안정과 성공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이 아니겠나.

음, 그런데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돈을 번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부모님께 증명하기 위해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벌써 부담이 되긴 한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성과를 만들어나가면 돈은 따라오겠지.

적당히 벌면서 열정적이지 않게, 짜증 속에 살 바에는 돈이 적더라도 눈을 반짝이면서 살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