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소서 캠프 용 자소서 마감일이라 오전부터 자소서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깡 라떼 드링킹을 했기에... 처음에는 술술 써지는듯 했고
내가 바라는 이 직무에 취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겠는 걸? ('매 과제마다 그냥, 잘 하면 되잖아.' 이런 식으로 개 재수 없게 생각함)
이런 한 순간의 50000 방자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내 역사 속에서 무수히 반복되었던 '카페인빨의 한 순간의 번뜩이는 집중력'에 지나지 않았고
두 단락을 쓰니 아무런 생각도 안 나고
뭐 과제를 잘 마무리해서 매듭을 지어버리겠다는 의지나, 끝을 계속 집중해서 생각하는,
건실하게? 목표를 그리는 전두엽의 선작용(?)도 조용히 사그라들어버리고 말았다.
문제는 이거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써야될 방향, 맥락 이런 건 잘 알겠는데
나는 디테일에 존나게 약하다.
그니까 자소서 코치처럼 '어떻게 어떻게 써'
이건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데
(그리고 내가 생각한 방향성이 맞다는 걸 다수의 글 쓰는 과제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봄으로써 입증함)
예시가 디지게 생각이 안 나는 거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맑은 정신으로 카페인을 때려주고 나면
위에 썼다시피 두 단락 정도는 예시가 써진다.
근데... 그 이상으로는 저얼대 쓸 수가 업따.
그리고 그 때부턴 인터넷에서 참고할 만한 예시도 찾을 수가 없다.
어떤 키워드를 써야하는지조차 생각이 안 나기 때무네...
그래도 나는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맑은 정신에 카페인 한 잔 조지면 두 단락 정도는 슬슬 써지는 집중력'
이게 내가 지금 가진 능력이고
사실 그거라도 가진 게 어디냐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줴꼬리만한 양이지만 맨날맨날 반복할 수 있다는 거에 묘한 자부심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치와는 굉장히 거리가 있다는 거다.
여기는 모 아니면 도니까. 무슨 일을 하면 끝장 나게 잘해버리는 수준으로 하거나
아니면 동굴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하니까...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동굴에만 처박혀있는 생활을 한 건 아니지만
내 능력치는 거의 동굴에서 10년 산 사람이 갓 사회에 나와서 한 걸음 걸음마 뗀 수준이랑 비슷하다.
그래도 나름 동굴에서 산 경력 없는 사람답게
한 10보는 뗐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천천히 성장하는 사람을 받아줄 수 있는 곳과, 그걸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이 사회에는 없는 것 같다.
그치만 나부터도 한국의 빠름, '일 잘함' 이런 거 좋아하고 실수나 '이상함'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다.
존나 모순적이죠?
그치만 원래 인간이란 게 모순적이야
도움을 잘 주는 사람 있고 남의 도움만 쏙쏙 잘 골라먹는 사람 있고. 그렇게 다르단 말여
내가 도움을 잘 주는 사람이라 해서 남 도움도 잘 받고
이런 거 아니라고 ~~~
--> 왜 이 예시에 이렇게 꽂혔니...?
무튼간 틀 같은 거 정해져있으면 존나게 못하고 불편해하고
미지의 세계 이런 걸 오히려 흥미로워하고, 걍 첨부터 끝까지 내 잣대로 하는 게 더 좋은 사람의 주절주절이었다...
틀 정해져있는 자소서는 한 줄도 더 못 쓰는 와중에 주절주절은 1000byte 개 금방 씀.
그리고!!
누가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이 주절주절 블로그는 계속 갈 거야... 영원할거야
틀에 맞추라고 하는 세상에서 얘만은 내 잣대로 발전시켜 나갈 거야...
(진짜 말투... 사춘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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